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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X5]선생님은 공부 중:슈투트가르트 슈타이너 학교

[SX5]12감각(Part 1.육체감각)-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 입문서 공부: 신체와 관련된 네가지 감각에 대하여...

by Teachography 2021. 8. 17.

☆루돌프 슈타이너 12감각 공부 Part. 1☆

 

  감각에 관한 우리들의 상식은 5라는 숫자와 연결되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바로 오감인데, 분류하는 사람에 따라 촉각을 압각, 온각, 냉각, 통각으로 더 세분화하기도 하고 평형감각 등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통상 엄밀하게 구별하여 사용하는 경우는 오감까지이고, 나머지는 명확한 구별을 하지 않고 사용하는 듯 하다. 인간은 5가지 감각을 통해 외부의 여러 자극들을 받아들이고 얻은 정보를 조합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 알려진 상식이다.

 

이와 달리 인지학에서 루돌프 슈타이너는 인간의 감각을 12라는 숫자와 연결시킨다. '인지학'은 인간에 대한 앎을 탐구한다. 인지학 안에서 인간의 "감각"에 대한 탐구결과가 바로 '12감각'이다. 12개의 감각기관들이 어떠한 질서 체계를 가지고, 다른 감각기관과 관계를 맺으며 모든 감각기관이 조화 속에서 전체가 하나의 구성체를 형성하고 있는지 단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심오한 경지로 끌어 올릴 수 있다. 

 

 

  "12감각"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추구할 수 있도록 수십 년간 정기적으로 루돌프 슈타이너의 감각론에 대한 강연과 세미나를 주관해 온 "알베르트 수스만"이 "12감각: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 입문"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필자가 6일동안 "감각론"에 대해 강연한 것을 녹취하여 편집한 뒤 출판한 것이다. 1909년 10월 23일, 25일, 26일 루돌프 슈타이너가 직접 "감각론"에 대해 강연한 것을 녹취한 "오리지널"과 함께 공부하면 더 좋을 수도 있겠으나 지금 나에게 허락된 텍스트는 바로 이것이다. 소중하게 살펴보고 최대한 그 정신에 닿으려 노력해야겠다.

 

슈타이너가 감각기관을 12라는 숫자와 어떻게 연결시켜 설명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인지학'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큰 도움을 준다. 감각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상 경험하는 세계이므로 탐구 대상을 쉽게 관찰하고, 그 결과를 쉽게 상상해 보거나 비교적 수월하게 검증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첫번째 리뷰(서평)는 육체감각기관으로 신체와 관련된 4가지 감각에 대한 내용 정리이다. 육체감각기관 네가지를 단계적으로 살펴보면서 촉각, 생명감각, 고유운동감각, 균형감각이 각각 육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내 "수준"에서 정리해 본다.

 

Part 1. 육체감각기관

1. 촉각

 

"촉각은 경계만을 느끼는 감각이다."

흔히 촉각을 만지거나 닿는 행위를 통해 피부가 물체 느끼는 감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촉각을 느끼는 감각점은 "피부"를 기준으로 안쪽에 분포되어 있어서 물체가 피부에 닿았을 때 실제로는 무언가에 닿아 있는 피부, 즉 "경계'를 느낀다. 예를 들어 '볼'이 어딘가에 닿으면 <그 무엇>이 닿고 있음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볼이 있음을 내가 의식하는 것이지 닿은 물체에 대한 정보(굉장히 제한된 정보를 알 수 있긴 하지만 물체의 형태나 성질같은 구체적인 정보에는 닿지 못한다.)를 느끼지 않는다. 인간은 촉각을 통해 항상 바깥쪽과 안쪽의 존재를 동시에 인식하며 오직 "경계만을 느낀다."

 

"경계"를 느끼는 촉각이 인간의 감각을 설명하는 장에서 가장 첫번째로 등장하였다는 것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일상에서 만나는 오감에 대한 이야기는 보통 시각이나 청각을 첫번째로 등장시키지 '촉각'을 1번으로 등장시키는 법은 잘 없다. 솔직히 순서에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에 무슨 감각이 먼저 오고 나중에 오느냐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각각의 감각은 그저 역할이 다를 뿐이고 딱히 깊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니 순서를 따지는 것은 의미없다고 여기는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을 우연히 먼저 말하거나 아니면 필요에 따라 그 때 그 때 말하는 순서가 달라질 뿐이다.

 

 

하지만 12감각이 서로가 조화를 이루며 전체로서 하나의 원 형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만약 그 안에 "질서와 위계"를 이루는 "선형적 구조"도 발견할 수 있다면 "순서"나 "차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리고 감각에 대한 탐구 결과의 첫번째 내용이 "촉각"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게 된다. 나는 이번에 인간에 대한 앎을 위한 12개의 감각을 공부하면서 출발점, 시작점인 첫번째 순서가 다름 아닌 '촉각'이라는 사실에서 어떤 의미를 하나 찾아보았다.

 

출처 :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 서드 임팩트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최초의 생명은 모든 가능성이 하나로 합쳐진 채 한 곳에 섞여 있는, 하나면서도 전체인 '태초의 바다'에서 출발한다. 망망대해 속에서 "광물의 구조적 결합"으로 세포막, 즉 [이쪽]과 [저쪽]을 분리시키는 경계가 만들어진 후 [이쪽]의 유기물들이 상호작용 한 결과가 세포막에 의해 [이쪽]에 유지되고 그 상태를 보존할 수 있게 되면서 "최초의 생명"인 원핵세포가 출현하였다고 말해진다.

 

즉, "경계"의 탄생이 곧 "생명"의 탄생인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촉각"과 함께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말이 된다.

생명체가 "감각을 통해 외부세계를 인식한다."고 할 때 최초로 존재한 감각은 바로 촉각(경계를 느끼는 감각)이다. 

 

 

"촉각"은 가장 기본이 되는 감각으로 인간은 "촉각"을 바탕으로 발달해 나간다. 인간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 "촉각"으로 감각한 "경계"에 의해 [이쪽]에 있는 의식이 깨어나고, 그에 따라 신체(경계)를 인식하게 된다. 그렇게 깨어난 의식을 바탕으로 [이쪽]에서 각각의 감각들이 점진적으로 발달해 가면서 변이가 일어나고 서로 대칭을 이루는 관계를 만드는 등 상호작용하면서 "나"로 거듭나게 된다.

 

 

[이쪽]과 [바깥쪽]을 구분하는 촉각은 그 특성에 따라 "경계"만을 느끼기 때문에 다가가는 대상이 '그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알게 할 뿐 대상 그 자체, 본질, 근원엔 결코 도달할 수 없게 만든다. 그 결과 "끊임없이 더듬고 어루만지고자"하는 원초적인 욕구가 솟아오르게 되고, [저쪽에 있는 대상의 근원]에 도달하고자 하는 동경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첫번째 촉각의 작용 방식 : 신체를 인식하여 몸의 안전을 지킨다. 

눈에 들어간 티끌을 느끼거나 몸을 기어오르는 벌레의 존재를 인식하여 위험을 제거하고 경계를 지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두번째 촉각의 작용 방식 : 더듬고 어루만지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대상에 대한 친밀함을 나타낸다. 

아기를 보면 쓰다듬는 것을 통해 친밀함을 나타내고, 커다란 나무를 보면 크다는 감탄과 함께 나무를 쓰다듬어 대상을 더 알아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등의 방식으로 작용한다.

 

 

▶ 촉각과 간지럼 : 타인에 의해서만 간지럼을 느낄 수 있다.

 

촉감은 외부세계가 다가와 닿게 되는 경계를 느끼는 것과 함께 타인과 나의 존재를 동시에 느끼는 감각이다. 내가 나를 만지면 나는 외부의 존재로서 닿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느껴지는 것은 나의 존재뿐이다. 스스로를 만지는 행위에는 동시에 느낄 타인이 빠져있다. 간지럼은 신체 접촉에 의해 경계를 인식할 때 나타나는 반응이다. 그러므로 [이쪽]만 있고 [저쪽]이 빠진 스스로 만지는 행위에는 "경계"를 인식하게 하는 간지럼이 느끼지지 않는다.

 

촉각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현상으로

 

촉각은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통해 나와 바깥, 그리고 그 사이의 경계인 "우리 몸(신체)"을 의식하는 감각이라는 걸 잘 알려준다.  촉각 끝.

 

 

2. 생명감각

 

"생명감각은 경계의 안쪽(나, 신체)이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몸의 상태를 느끼는 감각이다."

촉각에 의해 깨어난 의식으로 "나"를 인식했다면 이제 "생명"의 제1과제는 나를 나의 형태로 항상 유지하는 것이 된다. 여러가지 이유로 나의 상태가 "원래 모습"에서 다르게 변하려고 하면 바로잡아야만 "나"로 존재 할 수 있다. [몸의 상태]에 변화가 생기려고 할 때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제거하면 "항상성이 유지"된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와 "어떻게"이다.

 

 

한편, 우리 신체가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꽤나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명체"는 멈춰있거나 죽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끊임없이 활동하고 변화한다. 매일 죽어 사라지는 세포가 있고 새롭게 생성되는 세포에 의해 '세포 교체'도 일어난다. 인간 신체의 복잡성과 외부 환경의 무한한 자극에도 불구하고 "정상"과 "안정"이 어떻게 가능한지 상상으로는 가늠조차 안된다. 변하면서 변화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난해한 말장난같다. 

 

과학계에서는 알고 있는 개념으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할 때 일시 중지가 아니라 일단 [현상]을 부르는 "이름"을 새롭게 만들고나서 그대로 연구를 이어간다고 한다. "이름"을 붙여서 일단 괄호로 묶어둔 현상에 대한 탐구를 충분히 진행해서 유의미한 정보가 쌓이고 나면 설명하지 못했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간의 이해가 그다지 중요한 조건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며 인간의 이해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연의 섭리, 원리, 법칙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 내는 것에 더 집중한다.

 

 

인간에 대해서도 "난해한 현상"에 일단 이름을 붙여 관찰가능한 상태에 놓고, 탐구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앎이 더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1) 누가

 

우리 신체가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몸의 상태]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다가 정상에서 벗어난 위험을 판단해서 경보음을 울려주는 원리, 힘의 원천에 "이름"을 붙이면 인간 존재(현상)를 탐구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지학에서는 이러한 힘을 "형성력" 또는 "에테르체"라고 부른다.

 

 

정상 상태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려고 할 때 그것을 알아차리려면 안정된 상태를 기억하고 있어야만 한다. 우리 신체의 정상과 안정이 깨지는 상황을 알아차리려면 원리적으로 정상적이고 안정된 모습에 대한 상이 먼저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에테르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정상 상태의 모습을 바탕으로 신체의 현재 상태와 끊임없이 비교하고 분석해서 "정상, 비정상"을 판별한 후 원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과제를 수행하도록 신체에 명령을 내린다. 이 개념을 이용하여 현상을 설명해 보면 "생명감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여러가지 통찰을 얻게 된다.

 

 

 2) 어떻게

 

[몸의 상태]를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상상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우리 몸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에는 "에테르체"라는 이름을 붙었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변화가 생기려고 할 때 "에테르체"는 어떻게 "나"에게 신호를 보낼까? 어떤 경보장치를 써서 위험을 알려올까?

 

항상성이 깨지는 첫번째 상황(위험) : 병, 양분의 부족, 사고 등으로 신체가 "위험"에 빠지들었을 때 "에테르체"는 통증이라는 신호를 보내서 위험을 피하거나 제거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항상성이 깨지는 두번째 상황(성장)

  1) 배움을 통한 성장은 "변화"이다. 변화를 감지하게 되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통을 느끼게 한다. 

  2) 무언가를 배우려고 할 때 생기는 피로함, 긴장감, 인내해야 한다는 고통들은 배움이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이자 필요조건이 된다.

 

배움과 성장의 장에서 "생명감각"의 함의는 건강한 형태의 긴장과 노력에 따르는 고통은 배움, 성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생명감각 끝.

 

 

3. 고유운동감각

 

"스스로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는 감각이다.

 모든 신체의 움직임이 아니라 제한적으로 수의근에 한해 느낄 수 있으므로 근육감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이 움직이면 움직이고 있음을 느낀다. 내장의 움직임처럼 느끼지 못하는 신체가 있는 반면, 팔이나 다리 같은 신체는 확실하게 그 움직임을 느낀다. 

 

우리는 신체가 움직이는 동안 그 동작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신체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이번에도 신체 내부의 복잡한 메커니즘에 "이름"을 붙여서 인간에 대한 탐구를 앞으로 쭉 밀고 나가보자.

 

움직임 이전에 우리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손으로 컵을 잡고 팔을 올려 컵을 입으로 가져간 다음 컵을 입술에 대고물을 마시는 움직임을 했을 때 먼저 "목 마르다.( 물을 먹어야겠다. 컵에 담아 물을 마셔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후 그 동기, 목적, 의도를 가지고 발로 몸을 움직여 컵 가까이 가서 손을 움직여 컵을 잡아 올리게 된다. 시간의 길이와 장소를 조금만 확장해 봐도 똑같다. 어떤 사람이 집을 나서서 친구집에 갔다고 할 때 반드시 "친구를 만나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후 그 동기, 목적, 의도를 가지고 외출 준비를 해서 집을 나서게 된다.

 

최근 뇌과학 연구팀이 내놓은 논문에 의하면 손가락을 하나 까닥거렸다고 할 때 그 행동을 하겠다는 "마음먹음" 10초 전에 뇌는 먼저 그 결정을 끝내고 손가락을 움직일 준비를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의 뇌에서는 인간의 자유결정 10초전에 그 결정과 관련된 활동을 이미 준비하고 있으며, 인간은 뇌가 10초전에 미리 준비해 놓은 것들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에테르체와 마찬가지로 움직임의 원인(동기, 목적, 의도)인 생각(혹은 뇌의 반응)과 움직이겠다고 마음 먹은 후 실제 우리 몸이 움직이기까지의 전체 작동 원리와 구조에 "이름"을 붙여서 일단 괄호로 묶어준다면 "인간의 움직임"이라는 현상이 관찰한 영역에서 탐구 가능해진다. 인지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천을 "아스트랄"이라고 부른다.

 

이제 현상을 부를 수 있는 이름(아스트랄체)이 생겼으니 인간의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행동 전에 먼저 생각을 한다."라는 우리의 경험과 "어떤 결정이나 행동을 하기 10초 전에 뇌에서는 그와 관련된 준비를 시작한다."라는 과학적 발견을 "아스트랄"이라는 개념으로 살펴보면 어떻게 될까? 내가 "주체"로서 모든 걸 다 결정하고 모든 것은 내 통제 아래에서만 일어나게 된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인간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한발짝 떨어져서 살펴볼 수 있다면 세상의 다른 면이 보이기 시작하지 않을까?

 

아스트랄체가 앞서서 목표에 도달한 뒤 우리 신체를 이끌어 당긴다.

내가 생각을 해서 결정을 내린 뒤 목적이 있는 그곳으로 움직였다가 아니라 반대로 뒤집어서 현상을 설명해 보면, 예를 들어 아스트랄이 먼저 컵에 도착해서(10초 전 뇌의 반응) 자리를 잡고 신체를 컵쪽으로 끌어당겨 오게 만든다고 할 수 있고 또다른 예로 아스트랄이 친구집에 먼저 도착해서(계획, 동기) 신체를 끌어당겨 나의 존재가 친구집으로 바르게 향해가도록 이끌어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계획된 목표]가 우리의 행동을 이끌어주는 원리, 과정 또는 힘의 원천을 아스트랄체라고 했을 때, '계획하는 존재의 이끔'에 대한 시간축을 좀 더 확장해서 살펴보면 더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시로 든 상황에서는 눈 앞에 있는 컵을 들어 올리는 몇 초의 시간을 친구 집으로 향하는 몇 십분의 시간으로 확장시켰지만, 시간축을 이번에는 더욱 길게 쭈우우욱 확장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축의 길이를 우리 인생 전체까지 확장해 보면 "움직임의 원천"인 아스트랄이라는 개념을 통해 [카르마][삶의 계획]이라는 통찰을 얻게 된다.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면서 미래를 내다보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수백-수천의 갈림길이 나의 앞에 놓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뒤를 돌아 과거를 살펴보면 결국 하나로 연결된 길이었음을 보게 된다. 전혀 다른 방향으로 걸어왔을 수도 있었지만 인생의 마디마다 어딘가에서 툭툭 튀어오르는 사건들과 그에 따른 나의 선택들이 지금의 인생길 모양을 빚어낸 것이다. 

 

인생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 섰던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자신의 인생길에 대하여 "내가 모두 결정하고 오롯이 내 의지대로만 만들었다.", "전부 나의 힘으로만 완성했다."가 아니라 마치 [삶의 계획]이, 또는 운명이 나를 마지막 종착지까지 이끌어 준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는 걸 알게 된다. 확장된 아스트랄의 개념으로 인생길의 모습을 뒤집어서 바라보면 [삶의 계획]이 인생의 변곡점마다 미리 준비해 둔 [카르마]를 "재능과 소질"로 혹은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건과의 만남"으로 등장시켜 내(생명정신)가 계획했던 [삶의 길]을 바르게 걸어가도록 이끌어 주었다고 말하게 된다. 

 

 

우리 모두는 생명정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운명 또는 삶의 계획을 각자 달리 타고났기 때문에 다른 방식과 다른 모습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배움을 통해 각자가 나의 삶을 이끌어주는 존재를 발견하여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삶을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고유운동감각 끝.

 

 

4. 균형감각

 

"중력에 기울어지거나 흔들리는 것을 느껴서 무너지지 않고 바르게 서 있게 하는 감각이다."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공간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있을 때 몸의 균형을 잡고 바르게 설 수 있다. 신체에서는 귀에 있는 '세반고리관'이 균형감각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보았던 감각들과 마찬가지로 세반고리관만 관찰해서는 과연 어떻게 우리가 몸의 균형을 잡는지 전체 현상을 관찰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균형을 잡는 전체 과정에 현상을 부를 수 있는 "이름"을 붙여 괄호로 묶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름"을 붙이기 전에 우리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상황을 살펴보면 "균형을 잡는 프로세스"에 어떤 이름이 어울리는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이 균형을 잃는 첫번째 : 의식이 흐려질 때

 1) 술에 취해 "정신이 온전하지 않으면" 우리는 몸을 비틀거린다.

 2) 마구 흔들리는 물체를 보는 것처럼 정신없게 하는 장면을 보다보면 순간 "의식이 몽롱해지며' 비틀거린다.

 

우리 몸이 균형을 잃는 두번째 : 시각이 차단될 때

 1) 갑자기 어두워지거나 눈을 감으면 순간 우리 몸이 기우뚱한다.

 2) 눈을 감은 상태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멈추면, 눈을 뜨고 움직이다가 멈출 때보다 더 심하게 기우뚱한다.

 

우리 몸이 균형을 잃는 세번째 : 절벽 앞에 설 때

균형을 잡지 못하는 상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우가 바로 절벽 앞에 섰을 때이다. 땅도 흔들리지 않고, 발도 굳건히 땅을 딛고 서 있으며 의식도 또렷한 상태에서 절벽 아래를 눈으로 내려다 본 순간 우리는 갑자기 마음 속으로 불안감, 공포심 등이 훅 들어오면서 마치 내가 절벽 아래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때문에 중심을 잃고 주저앉게 된. 고소공포증이 심한 사람은 서 있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균형을 잃는 상황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중력만을 이용해서 독립적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외부 세계)과 나 자신의 관계를 이용해서 균형잡기를 위한 중심점을 나의 외부에 설정하여 균형을 잡고 바르게 선다는 것이다.

 

이제 "내가 서 있는 공간"을 흔들림 없이 "지각"하고 있는 상태에서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현상에 적합한 이름을 붙여 볼 수 있게 되었다. 인지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천을 "자아"라고 부른다.

 

자아가 주변환경(공간)을 먼저 가득 채우고 나서 내가 자아의 도움으로 중심을 잡고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균형감각을 자아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관찰하면 "높은 곳에 올랐을 때 균형을 잃는 장면"을 손쉽게 설명할 수 있다.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직 자아가 절벽 밑의 공간을 채울 수 없기에 나의 존재가 중심을 잃고 절벽 아래로 휩쓸려 내려갈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나의 자아가 아직 채우지 못한 텅빈 공간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불안감에 주저 앉아서 천천히 낭떠러지 아래를 살피다보면 골짜기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에, 암석에 그리고 외딴 산장에까지 자신의 자아가 채워진다. 그리하여 다시 중심점을 만들어 중심을 잡고 아까보다는 안정된 마음으로 일어서서 절벽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참으로 멋지고 훌륭한 설명이 아닌가?

 

 

우리는 균형감각을 통해 타인에 동화되지 않는 고유한 내면세계인 자아를 인식하고, 동시에 외부세계에 존재하는 나와 다른 존재인 타인을 구별해 낸 후 끊임없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자아를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이상으로 "12감각" 중 육체감각기관 4가지에 대한 공부를 마친다. 이제 다음 4가지(후각, 미각, 시각, 열감각)으로 가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