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X3]서( S)평 쓰(S)는 선(S)생님

[SX3]2025 미래교육 대전환-입시교육의 붕괴와 고교학점제, 특별한 교육만 살아남는다 : 교실의 개념이 바뀌는 시대가 온다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배울것인가!... 미래를 위한 교육 VS 교육의 ..

by Teachography 2022. 4. 28.

 

1.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은 자, 모여라.

 

2025 미래교육 대전환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왔다.

 

 

이미 시작된 세계 고등교육의 변화와 2022 개정 교육과정 해석, 변수에 대응하는 교육 전략까지. 미래 교육 전문가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소속 연구원인 "김보배 님"의 통찰과 예측이 소중하게 기록되어 있다. "입시교육의 붕괴와 특별한 교육만 살아남는다"는 다소 자극적인 소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힐링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에 관한 고민이 가득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면 아마 십중팔구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될 것이다.

굉장히 친절하게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을 소개하는 한편, 그러한 역량을 갖춘 인재로 내 아이를 길러내기 위해 해야할 일들을 카테고리화 시켜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 이데올로기"가 주류로 자리잡은 요즘같은 시대에 입시라는 현실에 무너지지 않고도 "내 아이를 행복하게 공부시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행복하게 공부시킬 때만이 남들보다 빨리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해주는 책이 나왔으니 아마 교육에 관한 고민으로 갈팡질팡하던 사람들은 이 책을 읽게 되어 행복할 것이다.

 

과도하게 불안감을 조성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를 대놓고 깍아내리지 않는 필자의 태도 역시 힐링의 분위기를 북돋는데 한몫한다. 보통 교육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쓸 때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교사"를 힐난하는 것이다. 자신이 학생시절 교사로부터 받았던 부당한 사건을 폭로하고 일부 교사들의 일탈을 부각하는 것을 통해, 우선 도덕적 우위와 발언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지금까지 교육에 대한 담론을 말하는 자들의 기본 스킬이었다. 그런데 이 책 "2025 미래교육 대전환"에는 그런게 없다. 교사들도, 학부모도, 학생들도 힐링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에 관한 고민이 심화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을 통해 힐링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지금 힐링이 필요한 자들이여, 모여라.

 

 

자... 그럼 이제 힐링은 힐링이고, 나의 이야기도 해봐야지...

 

 

2. 미래를 위한 교육 VS 교육의 미래

 

교육은 수단인가? 목적인가?

정답은 당연히 둘다이다. 그 자체로 내재적인 목적이 있으면서도 무언가의 수단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 교육이 목적으로 논의된 적이 있기는 하느냐는 것일테다. 항상 무언가의 수단 아니었는가? 교육문제의 원인을 이야기할 때면 늘 교육이 무언가의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말해진다. 성적을 위한 교육, 등수를 위한 교육, 진학을 위한 교육, 입시를 위한 교육, 취업을 위한 교육 등등. 교육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이 수단으로 전락해 버리는 순간 인간도 그 즉시 대상화된다. 교육을 통해 결과적으로 인간이 소외되는 부조리는 때가 되면 곪아터지게 되고 그럴 때마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된다는 볼멘소리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럼 "2025 미래교육 대전환"에서는 어떨까?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도식화하면 이렇다. 

 

미래 = 4차산업시대

인재 =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사람

목표 = 성공

슬로건 = 인재가 되어야 빨리 성공할 수 있다.

 

너무 거칠게 요약하였지만, 크게 틀린 것도 없다. 그렇다면 저기에서 교육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까? 교육의 본질이 미래와 연결되어 있을까? 내 대답은 아니오. 이다.

 

다른 이야기 하기 전에 하나 꼭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미래, 즉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꼭 예로 드는 기업이 바로 구글과 애플이다. 이 책에서는 카카오까지 거론된다. 그러면서 구글이나 애플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 곧 바이블이 된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되어야지 미래에 한발짝 다가가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뭔가 찜찜하다.

무한 긍정의 시선으로 구글과 애플, 카카오를 바라보기만 해도 되는걸까?

사람들은 왜 저 기업들을 좋아하는가?

저 기업이 선한 기업이고, 지구촌 공동체 모두에게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해서인가?

당연히 아닐 것이다. 뻔한 일이다. 그저 "돈"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무슨 어마어마한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다. 물론 그럴 필요도 없고 말이다.

 

구글이나 애플은 글로벌기업으로 어마어머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의 기업활동은 공정하고 정의롭기만 한가? 예를 들어 구글은 정당한 정보세를 지불하고 있는가? 애플은 정당하게 경쟁하고 있는가? 독과점을 악용하지는 않는가? 등등. 저러한 기업들을 무조건으로 찬양만 해도 부작용이 없는 완전무결한 기업들인가? 만약 그렇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면... 구글이나 애플, 카카오의 인재영입 기준을 전세계적 표준으로 삼아도 되는가? 미래라고, 인재라고 말해도 되는걸까? 기업 자신들에게는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인간에게... 우리 지구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제발 좀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뭐 어쨋든 글로벌기업 이야기는 이만 줄이고 다음으로 넘어가야겠다.

 

다시 원래 내용으로 돌아가 위의 도식처럼 이 책에서는 미래교육이라고 하지만 미래를 위한 교육만을 말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는 4차산업시대를 위한 교육,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기르는 교육, 4차산업시대에 성공할 수 있는 교육의 다름아니다. 이런게 정말 "미래교육"이 맞기는 한 걸까? 예외없이 문제를 야기했던 수단에만 매몰된 교육을 우리는 또다시 "미래교육"이라는 이름에 현혹되어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건 아닐까?

 

설마 미래를 위한 교육이기 때문에 과거의 입시에 매몰된 교육과는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중요한 것은 입시는 잘못되었고 미래는 옳다는 수준이 아니라, 그 이전에 무엇무엇의 수단에 매몰되었다는 사실이 핵심이니까 말이다.

 

이제 미래를 위한 교육 말고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해봐야 하지 않을까? "교육은 어떻게 미래를 맞이할까?"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3. 교육과 미래

 

교육에 대한 담론에서 늘 시작을 열어주는 "비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사회와 산업, 그리고 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데 반해 교육은 변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원인은 보통 "교사집단의 나태함, 무능"으로 귀결되고 말이다. 교육도 사회의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제대로-발빠르게 변해야 할 때라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정형화된 패턴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 조금 다른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교육이 사회의 다른 분야들보다 변화의 속도가 더딘 것이 교육의 고유한 특징이 아닐까?

 

라고 하면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왜냐하면 교육의 고유한 특징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린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면 안 보이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거없는 "교사 때리기"를 멈출 수도 있다. 

 

교육이 속도가 느리다면 교육의 변화는 어디쯤일까?

얼마전까지 학교는 제왕적 권력이 모든 걸 지배하는 구조하에 있었다. 교장, 이사장 등 모든걸 지배하는 소수의 특권층이 교육을 좌지우지 했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학교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아직까지 제왕적 권력이 일부 남아있는 걸로 봐서 민주주의가 뿌리를 깊게 내리지는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교육은 현재 민주주의 초중반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싶다. 

 

자, 그렇다면 교육의 미래는 어디로 가게 될까?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무르익을 수 있었던 것은 분권과 견제로 인해 유지되는 건강한 균형 덕분이다. 학교는 민주주의 초기이기에 민주주의가 무르익기 위해서는 분권, 견제, 균형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틀은 마련되어 있다. 학부모회, 교사회,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존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권까지는 아닌 것 같다. 아직도 권한을 나눠갖고 각자가 의무를 다하며 서로 견제하며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가 모든 권한을 틀어쥔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학교도 너무 많고, 학부모가 학교를 쥐고 흔들어 난장판을 만들어버리는 학교도 너무 많다. 교육의 미래는 우선 여기서부터 찾아봐야 할 것 같다.

 

학교와 교사들이 어떤 권한과 의무, 책임을 가질 것인지, 학부모는 갑질하는 소비자나 방관자가 아닌 어떤 의무와 책임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교육의 이름으로 논의하고 재정립해나가는 것이 바로 "교육의 미래" 이지 싶다.

 

 

성장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만 한다. 아이가 기어다니다 갑자기 뛰게 되는 일이 없는 것처럼. 교육의 변화가 느린 것이 원래 고유한 특성이라면... 교육은 교육만의 속도로 나아가야할 미래가 있게 된다. 앞으로 교육의 장에서 미래를 위한 교육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미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그러한 책을 쓰는 작가도 등장했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