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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X2]선(S)생님의 시(S)선

[SX2]매불쇼:초딩딸들에게 기를 못펴는 부모 편-교사의 가정방문은 정말 이상한 제도였을까? 정말 이상한 것은 무엇인가?

by Teachography 2021. 6. 22.

 

https://youtu.be/DBWpAodJz6I

즐겨 듣는 팟케스트 중 하나인 "최욱, 정영진의 매불쇼" 최신편(20210621) "요즘 초등학생들의 실체"가 업로드 되었다. 초등학생들과 부모가 함께 나오는 컨텐츠에 앞서 진행자 최욱은 본인이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참 이상한 제도인 '가정방문'이 있었다면서 컨텐츠의 포문을 열었다. 예전에 그 이상한(?) '가정방문제도'를 오늘 방송에 적용해서 마치 시청자들의 가정을 방문한 것처럼 스튜디오에 학생과 학부모를 불러놓고 이야기를 나눠본다는 컨셉설명이다.

하아............

 

매불소의 방송컨셉은 매운맛이고, 특히 진행자 최욱은 상대방을 비하하고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발언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며 수위조절하는 방송 스타일로 재미를 극대화해서 "방송천재"라는 칭호를 얻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성역없는 개그"로 같은 진행자인 정영진의 가족을 비롯하여 심지어 최욱 자신의 부모에게도 거침없이 '네거티브의 말'을 하고 있기에 "학교 다닐 때 가정방문이 있었잖아요. 참 이상한 제도였어요." 따위의 말은 애교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사소한 발언으로 여기는게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잊을만 하면 그의 입에서 튀어 나오는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빈곤한 인식"에 대해서 한마디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 원래는 유튜브 방송 댓글에 글을 남기려고 했는데... 매불쇼 유튜브 채널의 성격과 나의 댓글이 분위기가 서로 사맛디 아니한 듯 하여 그냥 혼자만의 넋두리로 만족하려 한다.

 

 

최욱이 가정방문을 이상한 제도라고 폄훼하고 학교와 선생님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육 이슈가 나올 때면 자주 사용하는 레퍼토리인 것이다. 그가 가정방문에 대하여 혐오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본인의 학창시절에 교사들이 쓸데없이 가정방문을 와서 "촌지"같은 것을 거둬갔었다는 식의 케케묵은 경험담이 주요한 바탕이다. 점입가경으로 그런 식으로 받은 뇌물 액수의 크기에 따라 자신과 친구들이 차별받았다는 에피소드로 스토리라인을 완성한다.

 

교사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목적 이외에는 그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가정방문'은 매불쇼에서는 늘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한편, 그러면서도 그들은 한국의 지식암기교육, 주입식교육, 시험준비교육 등도 조롱한다. 한국의 학교라는 곳은 죽어있거나 굳어있는 지식들만 학생들의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 잠깐만!!! 

하아............... 너무 답답한다.

 

한가지만 해 줄 수는 없을까?

 

최욱의 말마따나 '가정방문' 같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교사들은 학교에서 수업이나 제대로 하라는 말일텐데... 그것과 지식주입식, 암기식, 시험준비교육 말고 진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하라는 말을 같은 사람이 동시에 말한다는 것에 나는 불편함을 느낀다. 그리고 최욱을 비롯한 매불쇼 방송에서는 학교에서 부모님의 직업, 사는 곳을 조사하는 것도 혐오한다. 도대체 교사들이 그런 거 알아서 어디에 쓰려고 하는 것인지 당최 의미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니, 교사들의 검은 속내를 본인이 훤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는 듯 한심하게 혀를 쯧쯧 찬다.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수업을 뭐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걸까?

 

결국 본인의 조롱과 비난이 '교사들은 엉뚱한데 신경쓰지 말고 교실에서 지식이나 잘 전달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걸 최욱 본인은 인식하고 있을까? 그러면서도 동시에 지식전달 교육은 낡은 방식이라는 조롱을 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사실을 최욱 본인은 알면서 폄훼 발언을 쏟아내는 걸까?

 

 

 

수업을 위해, 교육을 위해 선생님이 학생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다는 말로는 그 중요성이 잘 표현이 안 될만큼 중요하다. 학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사실이나 겉모습만 봐서는 안된다.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상담실에서 20~30분 묻고 답하는 것으로는 학생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교사는 학생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는 자이다.

 

부모의 직업이나 사는 곳, 가정방문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가정생활 등은 교사가 학생을 입체적으로 알아가는데 필수적인 정보 중 하나이다. 이런 것들에 아무 의미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촌지 따위'나 바랄 것이라고만 상상한다면 그것은 교육제도가 이상하다고 하기 보다는 본인의 '빈곤한 인식'을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하..............

최욱의 '교육에 대한 몰이해'는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조롱과 비하도 앞으로도 개그의 소재로 이어질 것이다. 매불쇼의 그 누구도 최욱의 교육에 대한 희화화에 불편함을 느끼는 자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맞는 말이라며 여기저기서 박수와 재미있다는 찬사를 보내기 바쁘다. 매불쇼에 달리는 댓글들도 마찬가지다. 누구하나 '교육에 대한 빈곤한 인식'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니 나라도 나서면 좋을텐데.....

 

 

일단 오늘은 이쯤에서 마음을 추스리며 마무리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