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실에서...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늘 무리짓기와 따돌림이 발생한다. MZ식 말인지 아니면 혐오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등장한 말 중에 여왕벌이라는 표현이 이 상황에서 꽤 적확한 상황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여학생들 무리에는 여왕벌이 있다. 그 아이를 중심으로 모일 때 그 중심에 있는 아이가 바로 여왕벌이다. 그리고 그 아이를 따르는 주변인들이 있다. 주변인들 중에서 한명이 희생양이 되면 그 아이는 소위 왕따라고 불리는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처음에는 따돌림에 저항한다. 아니 못 알아챈 척을 한다. 여왕벌의 무리를 겉돌며 튕겨져 나가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왕따는 투명취급을 받거나 아니면 눈치이 왜 들러붙는지 모르겠다며 뒷담화 공격을 받는다.
결국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왕따는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다. 영왕벌과 무리들은 왕따를 비웃는다. 옆에서 지켜보면 악마가 따로 없어 보인다. 그들의 악마성이 더욱 발휘되는 순간은 피해자가 학교폭력신고로 도움을 받고자 할 때이다. 친구관계에서 무한히 전능감을 느끼며 우월한 자의 위치에서 여유를 부리던 그들은 순간 비굴해지면서 자신들이 오히려 피해자라면서 자신들이 괴롭히던 아이가 얼마나 나쁜 아이이고 그로인해 자신들이 얼마나 괴로웠는지를 입으로 내뱉는다.
보고 있으면 악마를 보는 것만 같다. 아니다. 그들은 악마가 분명하다.
... 그런데.... 올해는 여왕벌이 어마어마한 아이였다. 순식간에 피해자를 4명이나 양산해 내었다. 신기한 것은 피해자인 아이는 다른 피해자 아이들을 싫어하고 멀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기회만 있으면 여왕벌의 그룹에 다시 들어가고만 싶어하고, 피해자들은 자신도 피해자면서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피해자를 매우 멀리한다. 아니 싫어한다. 그 아이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비춰보이기 때문일까? 잘 모를일이다.
헌데... 피해자가 2명일 때는 서로를 멀리하던 그 아이들이 3명~4명이 되자 자신들끼리 새로운 그룹을 구성하였다. 오우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다행이 아니지 아닐 수 없다.
보통은 왕따 피해자는 우울감에 끝없이 빠져든다. 학교에 와서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는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여왕벌의 그룹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에 울부짖다가 자기 집에 가서는 자신을 아프게 했으니 벌받게 하고 싶다는 분노를 자기 엄마 아빠를 통해 증폭시키는 양면성을 보이며 원망과 증오만이 남는게 보통인데....
자신들끼리 새로운 그룹을 형성했으니 우울함 보다는 설렘으로 자신을 채워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몇달간 피해자 연대를 지켜보며 대견했고, 옆에서 비교되는 여왕벌 무리들이 한심해 보였다. 여왕벌 무리는 그 속에 심어져 있는 악마성이 자라나 자신들끼리 분열을 일으키게 되고 종국에는 불행해 질거라고 생각했다. 사필귀정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명의 왕따가 또다시 발생하였다. 드디어 사필귀정? 여왕벌 무리에서 내부분열이 발생한 걸까? 아니다... 아니다.
왕따는 피해자 연대에서 나왔다. 한없이 약해보이고, 티없이 착하게만 보였던 그녀들이 자신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그룹에서 한명을 밀어내버렸다. 문제는 그 후였다. 천사들 사이에서 악마성이 튀어나와 내 앞을 가로막았다. 피해자 연대에서 떨어져 나와 피해자가 된 아이는 엄청난 배신감에 자신을 밀어낸 아이들을 악마화 하는 소문들을 펴트리기 시작하였고, 피해자 연대는 오히려 피해자가 너무 나쁜 아이라서 자신들이 그동안 참아주느라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고 자신들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하였다.
여왕벌무리들이 모였던 악마성 못지 않은 악마성이 천사들사이에서도 나오다니..... 애초에 그들은 천사가 아니었나 보다. 천사처럼 보였지만.... 악마들에 의해 상처입은 어린양처럼 보였는데... 그들끼리 있으니 그들 사이에서도 악마성이 자라나 있었다.
이 쯤되면 혼란스럽다. 무리짓기와 따돌리기는 그냥 본능일 뿐 그곳에는 선도 악도 존재하지 않는건가?.....
나는 어땠을까?.... 오늘은 더욱 더 나의 학창시절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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